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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스’ SWOT 분석, 웃을 준비 장착 VS 신박한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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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파의 보스가 갑자기 죽고 차기 보스를 뽑아야 하는데 아무도 보스가 되지 않으려고 한다. 익숙한 조폭 코미디를 새롭게 비튼 ‘보스’가 3일 개봉한다. 사진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신박하다. 조직의 보스가 되려고 뭄부림치는 게 아니라 보스가 되지 않기 위한 분투가 시작된다. 예년보다 긴 추석 연휴에 맞춰 당당하게 출사표를 던진 영화 ‘보스’가 웃음을 장착하고 관객을 공략한다. 자신감을 장착한 제작진이 내세운 한 줄 카피도 의미심장하다. ‘올해 추석, 웃기는 놈이 보스다’.

배우 조우진과 정경호 박지환 그리고 이규형이 출연한 ‘보스’가 오는 3일 개봉한다. 개천절인 이날부터 추석과 한글날이 맞물린 9일까지 장장 8일간의 연휴가 이어지면서 영화도, 극장도 ‘호재’를 맞았다. 이번 추석에 뭘 볼까 고민 중인 관객을 위해 ‘보스’를 강점, 약점, 위기, 기회의 ‘SWOT 분석’으로 살폈다. 

● 강점 (Strength) … 웃기는 게 살 길 

명절 극장은 코미디로 통한다. 가족 단위 관객이 몰리는 명절에는 가볍게 보면서 마음껏 웃을 수 있는 코미디 영화가 최적의 상품이다. 지난 1월 권상우 주연의 ‘히트맨2’가 웃음을 앞세워 254만7598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동원해 설 연휴 극장의 최강자가 되면서 ‘명절은 곧 코미디 영화의 시간’이라는 사실은 다시 한번 증명됐다. ‘웃겨야 산다’는 흥행 공식은 여름에도 이어졌다. 7월에 개봉한 조정석의 ‘좀비딸’은 좀비로 변한 딸을 지키려는 아빠의 분투를 코미디로 풀어내 562만5747명 동원에 성공했다. 올해 극장 개봉작 가운데 흥행 1위다.

이번 추석에는 ‘보스’가 뒤를 잇는다. 영화는 식구파의 보스(이성민)가 갑자기 죽자, 차기 보스 후보로 거론되는 순태(조우진)와 강표(정경호)가 서로 보스가 되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이야기다. 차기 보스 0순위인 순태는 조직을 떠나 중식 셰프를 꿈꾸고 있다. 주먹이 아닌 중식당 미미루를 프랜차이즈로 만들어 전국을 평정하려고 한다. 또 다른 보스 후보 강표도 보스 자리에는 도통 관심이 없다. 운명처럼 만난 탱고에 남은 인생을 걸고 주먹의 세계를 떠나 댄스 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 

‘보스’는 명절을 겨냥한 이른바 ‘조폭 코미디’를 표방하면서도 목숨을 걸고 조직의 1인자를 꿈꾸는 욕망에 휘말린 인물들의 아닌, ‘인생 2막’을 더 바라는 조폭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흥미를 자극한다. 반드시 보스가 되지 않아야 하는 순태와 강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를 훼방 놓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해프닝이 강력한 웃음을 유발한다. 정작 아무도 보스 후보로 생각하지 않는 판호(박지환)가 내심 야망을 품고 있다는 설정에서 이들 3명이 뒤엉킨 코미디는 극대화한다. 

조우진은 중식당으로 전국을 재패하는 꿈을 키우는 조직의 2인자 순태 역이다. 꿈을 이루려면 보스가 되지 않아야 한다. 사진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 약점 (Weakness)… ‘조폭 코미디’의 확장성 

‘보스’는 흔히 ‘조폭 코미디’로 불리는 장르의 맥을 잇는 영화다. ‘두사부일체’부터 ‘가문의 영광’까지 2000년대 코미디 영화 붐을 이끈 인기 프랜차이즈 영화들을 연상케 한다. 어딘지 모르게 조금씩 부족해 보이지만 조직과 ‘형님’을 생각하는 의리만큼은 강한 인물들이 뭉쳐 외부의 공격에 맞서는 이야기가 주를 이른 과거 조폭 코미디는 지금도 여러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에서 공개돼 꾸준히 시청되고 있다.

그 경쟁력에서 출발한 ‘보스’는 과거에 머물지 않고 지금 관객의 눈에 맞춘 새로운 기획을 더했다. 보스의 자리를 놓고 벌이는 대결이 아닌, 보스가 되지 않으려는 극한의 싸움이다. 내 꿈을 위해 상대가 반드시 보스가 돼야 하는 상황에 처한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보스 밀어주기’를 시작한다. 해프닝이 이어지면서 벌어지는 슬랩스틱 코미디도 웃음을 유발한다. 코미디 영화이지만 뜻밖에도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반전까지 품고 있다.

최근 다양한 기획으로 잇따라 흥행 성과를 거두는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의 작품인 점에서도 기대를 거두기 어렵다. ‘서울의 봄’부터 ‘하얼빈’ ‘야당’ 등 장르를 넘나드는 완성도 높은 작품을 대거 배출한 제작사가 오컬트를 접목한 코미디로 177만 관객에 성공한 ‘핸섬가이즈’에 이어 내놓은 새 코미디 영화다. 다시 한 번 흥행을 노리는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이번 작품으로 극장 배급에도 본격 나선다. 마인드마크와 공동 배급을 맡아 추석 극장을 공략한다.  

뒤늦게 찾은 탱고를 향한 열정으로 조직 대신 댄스 학교 입학을 앞둔 강표 역의 정경호. 사진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 기회 (Opportunity)… 경쟁 영화 적은 ‘대진운’ 

이번 추석 연휴에 개봉하는 한국영화는 ‘보스’가 유일하다. 한 주 앞서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어쩔수가없다'(제작 모호필름)가 개봉해 30일까지 123만4228명을 동원하면서 순항하는 상황에서 ‘보스’가 연휴 시작과 동시에 출격한다. 명절에는 보통 3~4편의 영화가 몰리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사실상 ‘보스’와 ‘어쩔수가없다’의 투톱 경쟁으로 대진표가 짜였다.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과 500만을 돌파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의 쌍끌이 흥행이 예상되지만 충성도 높은 팬덤의 지지를 받는 작품들인 만큼 ‘보스’와 관객층이 크게 겹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보스’는 비교적 여유로운 가운데 관객과 만날 수 있는 상황. 조우진부터 정경호와 박지환 등 평소 관객과 신뢰를 다진 배우들은 개봉일인 3일부터 8일까지 서울과 경기 지역 극장을 찾아 대단위 무대인사를 소화한다. 호감도 높은 배우들 틈에서 놓칠 수 없는 결정적인 인물도 있다. 극중 경찰의 신분을 숨기고 순태가 운영하는 중식당 미미루의 배달원으로 잠입한 언더커버 태규를 연기한 이규형이다.

태규는 개봉에 앞서 열린 시사회 등을 통해 ‘웃음 타율’이 가장 높은 캐릭터로 지목됐고, 능청스러운 연기를 보인 이규형의 활약에도 호평이 집중됐다. 이규형은 ‘보스’의 제작사가 지난해 내놓은 ‘핸섬가이즈’에서도 어리숙한 경찰 역으로 치명적인 웃음을 선사한 주인공. 이번에도 관객을 저항 없이 무장해제시키는 신스틸러의 역할을 한다. 

이규형은 ‘보스’에서 언더커버 경찰 역으로 강력한 웃음을 만들어낸다. 지난해 ‘핸섬가이즈’를 잇는 활약이다. 사진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코미디로 관객과 신뢰를 다진 박지환. 순태, 강표와 달리 능력이 없는데도 보스를 꿈꾸는 판호 역이다. 사진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 위기(Threat)… 긴 연휴 

연휴가 예년보다 길게 이어지는 부분은 ‘보스’에 강점인 동시에 위기가 될 수도 있다. 연휴에 극장 대신 여행을 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실제로 정부도 당초 10월10일의 임시공휴일 지정을 검토했지만 확정하지 않은 이유가 긴 연휴가 국내 민간 소비에 비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판단해서다. 연휴가 길면, 극장 대신 갈 곳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때문에 ‘보스’는 개봉 초반 입소문이 더 중요하다. 개봉 당일부터 ‘웃기다’는 SNS 등 반응이 집중돼야 관객의 관심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행스러운 부분은 사전 언론 및 VIP 시사회 등을 통해 작품을 먼저 본 관객과 영화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영화’라는 평가가 형성되고 있다. 더 눈길을 끄는 대목은 ‘여럿이 보면 더 웃긴다’는 반응. 배우 정경호 역시 “다 같이 보면 웃음이 더 웃긴 영화”라고 밝혔다. 옆 사람에게 웃음과 눈물이 금방 전염되는 극장에서 보기에 가장 맞춤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제작진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더해 예상 가능한 상황을 비튼 기발한 설정은 ‘보스’의 경쟁력이자 웃음의 진원지다. 라희잔 감독은 “보스를 하지 않으려는 상황을 코미디로 설득해야 했는데 조폭이지만 꿈을 향해 가는 딜레마를 다루면서 코미디까지 아우르려고 작업했다”고 밝혔다.

‘보스’의 한 장면. 사진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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