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추석 극장가에 개봉하는 영화 ‘보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스’는 한때 명절 극장가의 흥행 공식으로 통했던 조폭(조직폭력배)을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다. 돌아온 조폭 코미디는 다시 관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올해 추석 연휴에 개봉하는 한국 상업(극)영화는 10월3일 개봉하는 ‘보스’뿐이다.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힌 박찬욱 감독의 새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추석 연휴를 1주일 가량 앞두고 개봉(9월24일)일을 확정했기 때문인지, 앞선 작품들의 흥행 실패 사례를 통해 치열한 경쟁이 불리할 수 있다는 학습 효과 때문인지, 결과적으로 ‘보스’가 경쟁이 비교적 치열하지 않은 상황에 개봉하는 호재를 맞았다.
‘보스’는 차기 보스 선출을 둘러싼 소동을 그린다. ‘식구파’의 보스 대수(이성민)가 갑작스레 사망하고, 그의 뒤를 이을 적임자로 거론되는 ‘넘버 투’ 태순(조우진)과 경표(정경호)가 자신의 꿈을 위해 보스 자리를 양보하려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태순은 맛집 셰프를, 경표는 탱고 댄서를 꿈꾼다. 상대가 보스가 돼야 자신의 꿈을 펼칠 수가 있다. 프랜차이즈 계약을 앞둔 태순과 댄스 학교 입학을 앞둔 경표는 서로의 꿈에 훼방을 놓고, 그 과정에서 조직원들을 동원해 펼쳐지는 슬랩스틱 코미디가 이 작품의 감상 포인트다.
‘보스’는 조폭을 희화화하며 대상을 친근하게 다뤘다는 점에서 ‘넘버3’ ‘조폭마누라’ ‘두사부일체’ ‘가문의 영광’ 등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에 인기를 끈 조폭 코미디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동시에 ‘보스’는, 조폭을 소재로 하면서도 보스 자리를 치열하게 양보하는 이야기로 비튼 점이 눈길을 끈다. 이를 통해 조폭 코미디 영화에 대한 향수와 이를 재해석해 새로운 재미를 주려는 의도가 이 영화에 담겨 있다. 한 마디로 ‘보스’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오락성에 무게를 둬 추석 연휴 극장가를 공략하기 위해 철저하게 기획된 명절용 영화인 것이다.
이를 최근 활발하게 작품을 선보이는 제작사 중 한 곳인 하이브미디어코프가 ‘바르게 살자’의 라희찬 감독과 손잡고 만들었다.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창립작 ‘내부자들’과 1000만 영화 ‘서울의 봄’을 비롯해 ‘남산의 부장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하얼빈’ ‘야당’ 등 재미와 완성도를 고루 갖춘 다수의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 제작사는 지난해 코미디 영화 ‘핸섬가이즈’로도 흥행을 거뒀다. 새 집에 깃든 악령을 퇴치하는 소동을 그린 ‘핸섬가이즈’는 순제작비 49억원, 손익분기점 110만명으로 177만 관객의 선택을 받아 흥행에 성공했다. 이 작품에 출연했던 박지환과 이규형이 ‘보스’에 보스를 꿈꾸지만 아무도 맡기려 하지 않는 ‘넘버 쓰리’ 판호를, 식구파에 잠입한 언더커버 경찰 태규를 각각 연기했다. 또한 이성민이 특별출연으로 ‘보스’에 참여해 극의 초반 웃음을 책임진다.
‘보스’는 하이브미디어코프에서 ‘핸섬가이즈’ 이후에 선보이는 코미디 영화로, 올해 설 명절에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했던 권상우 주연의 코미디 영화 ‘히트맨2’의 흥행을 이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지난 1월 설 연휴에 맞춰 ‘히트맨2’ ‘검은 수녀들’ ‘말할 수 없는 비밀’이 개봉해 ‘히트맨2’가 254만명으로 가장 많은 관객을 모으며 ‘명절=코미디’임을 또 확인시켰다.
‘보스’의 순제작비는 78억원, 손익분기점은 170만명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