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상호 감독의 영화 ‘얼굴’이 누적관객 80만명을 돌파했다. 순제작비 2억원으로 만든 초저예산 영화가 일군 쾌거다.
‘얼굴'(제작 와우포인트)은 25일까지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로 총 81만명을 동원했다. 이 영화는 지난 11일 개봉해 줄곧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며 15일간 81만명을 모았다.
‘얼굴’의 흥행 성적이 관심을 모으는 것은 독립·예술영화 규모의 제작비로 상업영화 규모의 흥행을 거둬서다. 이 영화는 연상호 감독의 사비로 2억원을 들여 제작됐다. 제작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으로 총 13회차로 촬영을 마쳤다. 배우들도 무보수 또는 적은 돈만 받고 출연했다.
그런 영화가 100만명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는 1157만명을 동원한 ‘부산행’을 비롯해 ‘반도’ ‘지옥’ 등으로 흥행 성과를 낸 연상호 감독의 작품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등 인지도 있는 배우들이 출연했던 점도 작품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한몫했다.
그럼에도, ‘얼굴’이 독립 ·예술영화의 평균 순제작비 3억원(2024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을 밑도는 비용으로 81만명을 동원한 것은 흥행 이상의 의미가 있다. 특히, 유명 감독과 유명 배우들을 내세운 작품도 100만명을 넘기기 힘든 요즘 같은 현실에서 ‘얼굴’은 투자 위축으로 침체해 있는 영화 산업에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얼굴’은 24일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와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의 개봉으로 인해 순위가 다소 떨어지긴 했으나 박스오피스 4위권을 유지하며 이번 주말 90만명 고지에 성큼 다가선다.
‘얼굴’은 앞을 보지 못하는 전각 장인의 아들 임동환이 40년전에 실종된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연상호 감독이 2018년 출간한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