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 이승훈
- 출연
- 하석진, 이신영, 다현, 이순원, 윤서빈
- 개봉
- 2025.09.10.
영화 전력질주 정보
감독:이승훈
출연:하석진,이신영,다현,이순원,윤서빈
장르:드라마
등급: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97분
네이버 평점:9.14(변할 수 있음)
내 평점:8/10
롯데시네마에서 개봉한 영화 〈전력질주〉를 보고 왔다. 평소 스포츠 경기를 즐겨보는 편도 아니고 육상에도 특별한 관심이 없었지만, 이번 작품은 달리는 기쁨과 노력의 시간, 그리고 과정의 아름다움을 담아냈다고 해서 궁금해졌다. 시사회로 먼저 관람한 이웃님의 평도 괜찮았기에 극장을 찾게 되었는데, 보고 나니 스포츠 영화이면서 삶과 청춘, 그리고 한 인간의 집념을 진하게 담아낸 이야기라서 생각보다 큰 여운이 남았다.
주인공 강구영(하석진 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육상 선수로 설정되어 있는데, 실제 대한민국 남자 100m 한국 기록 보유자 김국영 선수를 모티브로 했다. 기록만 모티브고 이야기는 창작인 것 같다.
김국영은 2017년에 10초 07을 기록했고, 이 수치는 여전히 한국 육상 100m의 벽으로 남아 있다. 문제는 세계선수권 출전 기준이 10초 05라는 점이다.
불과 0.02초 차이로 꿈이 좌절된다는 건 너무도 잔인하지만, 영화는 이 간극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주인공은 그 벽을 넘기 위해 계속 도전한다.그런 집념때문이었을까 아내와는 별거중이고 딸의 생일도 까먹는다. 그리고 자신만 바라본 코치의 실수로 인한 약물 의혹까지 겹쳐 혹독한 시기를 지나간다.
영화 초반에는 기록을 위해 달리는 선수의 이야기겠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그보다 더 빠를지도 모르는 고등학생이 있다는 이야기가 등장하고, 자연스럽게 그 라이벌과의 대결 구도로 흘러가리라 예상했다. 하지만 의외로 영화는 청춘 영화적 감성을 품고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트와이스 다현의 출연이다. 요즘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아이돌 시절의 이미지를 떠올렸지만, 영화 속에서는 풋풋한 청춘의 감성으로 녹아들어 캐릭터에 잘 어울렸다.
강승열(이신영)은 원래 축구부였지만, 축구공보다 빠른 자신의 달리기 실력을 계기로 육상에 뛰어든다. 사실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지은(다현)에게 첫눈에 반했기 때문이다. 청춘다운 사랑과 도전이 얽히며 이야기는 한층 더 다채로워진다.
또 다른 인물 장근재(윤서빈)는 고등학교 최고의 육상 유망주로, 강승열이 팀에 합류하면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다. 둘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서로를 성장시키는 관계로 발전하고, 여기에 지은까지 얽히면서 세 사람의 풋풋한 청춘 서사가 그려진다.
무겁기만 할 수 있었던 영화가 이들의 관계 덕분에 한결 따뜻하고 경쾌해졌다. 특히 이신영은 코믹한 연기를 하며 웃음을 주었고, 다소 오글거리는 장면조차 청춘의 초상으로 보이게 했다.
〈전력질주〉가 인상 깊었던 건 지나치게 무겁지 않으면서도, 도전과 좌절, 그리고 성장의 과정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마지막에 주인공이 달리는 장면에서 느낀 건 단순히 기록을 향한 집착이 아니었다. 그는 달리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 느꼈던 하늘을 나는 듯한 자유로움을 다시 떠올린다.
어린 시절의 마음으로, 결과를 내려놓고 순수한 즐거움으로 달리는 순간이야말로 진짜 달리기였다.
영화는 인생은 기록이나 승패로만 평가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실패와 후회가 있어도, 그 과정을 진심으로 살아냈다면 그 자체가 아름답다고.. 〈전력질주〉는 육상이라는 스포츠를 통해, 우리 모두가 겪는 삶의 도전과 성장, 그리고 내려놓음의 순간을 따뜻하게 보여준 영화였다. 기록을 위해 달리던 주인공이 결국 마음을 비우고 진짜 달리기를 하는 결말은 관객에게도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