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가 제82회 베니스영화제 2025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현지에서 첫 공개된 직후 9분이 넘는 기립박수를 받았고, 황금사자상 유력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폐막식에서 최고 영예의 황금사자상은 짐 자무시 감독의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에게 돌아갔고, 아쉽게도 〈어쩔 수가 없다〉는 무관으로 물러났다.
베니스영화제 2025 주요 수상작
황금사자상
짐 자무시 감독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
카우사르 벤 하니아 감독 〈힌드의 목소리〉
감독상
베니 샤프디 감독
드웨인 존슨 주연의 〈더 스매싱 머신〉
황금사자상 받은 짐 자무시 감독의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는 가족을 주제로 한 옴니버스 영화다. 미국, 아일랜드, 프랑스를 배경으로 아버지와의 재회, 엄격한 어머니와의 어색한 만남, 부모가 남긴 아파트를 정리하는 남매의 이야기를 각각 담고 있다.
화려한 사건 대신 침묵과 작은 제스처, 일상의 대화를 통해 가족 사이의 거리와 애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잔잔하면서도 보편적인 공감을 이끌어내며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박찬욱 감독의 소감
시상식 이후 박찬욱 감독은 “내가 만든 어떤 영화보다 관객 반응이 좋아 이미 큰 상을 받은 기분”이라고 전하며 담담한 심경을 밝혔다. 비록 황금사자상 수상 불발이라는 결과를 맞았지만, 뜨거운 관객 반응과 언론의 호평은 그 자체로 값진 성과로 평가된다.
〈어쩔 수가 없다〉는 긴장감 넘치는 서사와 세계적 보편성을 지닌 비극적 정서, 그 속에 녹여낸 아이러니한 유머로 심사위원단의 주목을 받았다. 작품의 완성도와 배우들의 호연, 안정적인 연출력은 박찬욱 감독의 저력을 다시금 증명해냈다.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도전
영화진흥위원회는 〈어쩔 수가 없다〉를 제98회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한국 대표작으로 공식 선정했다. 심사위는 작품의 보편적 주제 의식, 세계가 공감할 비극을 유머로 빚은 아이러니, 배우들의 호연, 북미 배급사의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국내외 언론은 “아카데미는 박찬욱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북미 주요 언론은 특히 작품의 아이러니한 정서와 보편적 메시지에 주목하면서, 박찬욱 감독이 세계 영화계에서 지닌 명성과 함께 이번 신작이 오스카 경쟁에서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카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어쩔 수가 없다〉는 베니스영화제 2025에서 황금사자상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작품성과 국제적 위상은 여전히 높게 평가되고 있고, 뜨거운 기립박수와 언론의 호평은 트로피 이상의 성과였다. 아쉽지만 아카데미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