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유력 후보로
〈어쩔 수가 없다〉와 〈부고니아〉가 거론되었지만, 전쟁의 참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많은 이들을 울린 〈힌드 라잡의 목소리〉가 있었다.
우리나라 기사를 보니 「어쩔수가 없다」와 황금 사자상 2파전이라는 말도 있다.
23분 기립박수로 가장 강력한 수상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언제나 숫자로만 통계에 기록되지만, 이번 영화누 힌드 라잡이라는 한 아이의 존재를 전면에 내세워 전쟁의 비극을 인간적인 차원에서 체감하게 만들었다.
실제 통화 속 힌드의 목소리
“구조하러 오실 거죠”라는 말은 슬프고도 처절하게 다가온다.
IMDb 평점은 9점을 넘어섰고, 한 리뷰어는 이 영화를 한 단어 눈물이라고 표현하며 인류가 실패한 순간은 힌드 라잡이 마지막 숨을 거둘 때였다고 적었다.
감독은 튀니지 출신의 카우더 벤 하니아, 제작에는 브래드 피트와 호아킨 피닉스가 참여해 국제적 무게를 더했다.
작품이 베네치아에서 상영된 직후 무려 23분에 달하는 기립박수가 이어졌고, 관객들은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을 외치며 국기를 흔들었다.
줄거리를 보면 2024년 1월 29일, 가자 지구. 전쟁을 피해 피란을 떠나던 힌드 라잡 가족의 차량이 포격을 맞는다.
가족들은 즉사했고, 잔해 속에 홀로 남겨진 이는 겨우 여섯 살 소녀 힌드뿐이었다.
잔뜩 부서진 차량 안에서 힌드는 손에 쥔 휴대전화를 붙잡고 팔레스타인 구조대에 전화를 건다. 어린 목소리는 두려움으로 떨고 있었다.
“너무 무서워요… 제발 와주세요.”
구조대는 아이의 위치를 확인하고 곧바로 차량을 보냈다. 하지만 길목마다 폭격과 총성이 이어지는 전쟁터, 구조는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통화는 세 시간 가까이 이어졌고 마침내 구조대 차량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또다시 공격을 받고 연락이 끊겼다. 그날 이후 힌드와 구조대원은 모두 행방불명이 되었고,
12일 뒤 그들의 시신은 불과 50미터 떨어진 파괴된 차량 속에서 발견되었다.
영화는 이 실화를 토대로 재연 장면과 함께 실제 통화 음성을 삽입해 소녀의 마지막 순간을 생생히 담아냈다.
지금의 가자 지구는 그야말로 지옥이라 불릴 만하다. 폭격은 멈추지 않고, 집과 병원, 학교까지 잇따라 무너지며 민간인들이 피할 곳조차 없다. 전기와 물은 끊긴 지 오래, 수십만 명이 굶주림과 질병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아이들은 죽거나 다치고, 살아남은 이들조차 깊은 상처와 장애를 안고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