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 제임스 웨일
- 출연
- 콜린 클라이브, 매 클락, 존 볼즈, 보리스 칼로프, 에드워드 반 슬로언, 프레더릭 커, 드와이트 프라이어, 리오넬 벨모어, 마릴린 해리스, 프란시스 포드
- 개봉
- 미등록
1818년, 스무 살의 젊은 작가 메리 셸리는 인류 최초의 본격적인 과학 소설이라 불리는 「프랑켄슈타인」을 세상에 내놓았다.
당시에는 괴이한 고딕 소설로 받아들여졌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이 작품은 단순한 공포담을 넘어 과학과 인간, 창조와 책임이라는 주제를 탐구한 고전으로 평가된다.
많은 사람들이 흔히 프랑켄슈타인을 괴물의 이름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만든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이름이다. 괴물에게는 이름조차 주어지지 않았고, 그 무명성 자체가 작품의 핵심 메시지로 연결된다.
메리 셸리 원작 소설
메리 셸리의 원작 소설과 제임스 웨일의 영화는 여러 차이가 있다. 원작 속 괴물은 언어를 배우고 철학적 사유를 할 만큼 지적이며, 사회로부터 배척당한 비극적 존재로 그려지지만, 제임스 웨일 프랑켄슈타인 영화에서는 거의 말을 하지 못하고 본능적이고 폭력적인 모습으로 단순화된다.
결말에서도 차이가 있는데, 원작은 빅터와 괴물 모두 파멸로 치닫는 비극으로 끝나는 반면, 영화는 괴물이 불타 죽고 박사가 살아남는 구조로 마무리된다.
결국 원작은 인간의 오만과 책임, 창조와 고독 같은 철학적 문제에 집중한 반면, 영화는 고딕적 분위기와 시각적 공포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기예르모 델 토로 넷플릭스 영화
기예르모 델 토로의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2025)은 메리 셸리의 원작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감독 특유의 시각적 미학과 감수성을 더해 재해석한 작품이다.
영화는 북극에서의 구조 장면으로 시작해 플래시백 형식으로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집념, 그리고 창조된 괴물의 고독과 분노를 차근히 풀어냈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델 토로는 괴물을 단순한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감정을 지닌 비극적 존재로 묘사하며, 인간과 괴물 사이의 경계를 허문다. 오스카 아이작이 집착과 오만으로 파멸해 가는 빅터를, 제이콥 엘로디가 연민과 고통이 뒤섞인 괴물을 연기해 드라마적 긴장을 이끌어낸다.
영화는 고딕적 비주얼과 정교한 프랙티컬 효과, 색채와 대칭적 이미지 구도를 통해 델 토로 특유의 몽환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결국 이 작품은 괴물의 비극을 통해 누가 진정한 괴물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던지며, 과학과 욕망, 창조와 책임이라는 원작의 주제를 현대적으로 되살린 재해석이라 할 수 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자신만의 색깔로 충실하게 담아냈다고 하며 비주얼이 환상적이고 연기 또한 뛰어나다는 평가다.
델토로 연출은 섬세하고 강렬하며 음악은 음산하며 촬영은 올해 최고 수준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걸작 극찬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괴물은 누구인가
「프랑켄슈타인」은 고딕적 공포와 철학적 성찰을 모두 품은 드문 작품으로 꼽힌다. 생명 창조라는 혁신적 상상력은 이후 수많은 SF 작품과 영화에 영향을 주었으며, 단순한 괴물 이야기라기보다는 괴물은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서사로 자리 잡았다.
특히 과학이 신의 권능을 넘보려는 순간 어떤 파멸을 맞게 되는지를 그린 점에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경고를 담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스위스 제네바 출신의 젊은 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죽음을 극복하고 싶다는 집념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는 해부와 실험을 통해 시체의 여러 부분을 이어붙이고, 과학적 장치를 이용해 마침내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그가 만든 피조물은 외형이 흉측해 사회와 창조주 모두에게 거부당한다.
피조물은 언어와 지성을 갖추고 인간적인 감정을 품지만, 끊임없이 배척당하면서 절망과 분노를 쌓아간다. 그는 창조주 빅터를 찾아와 나에게 짝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지만, 빅터는 두려움에 그 약속을 저버린다. 결국 괴물은 빅터의 동생, 친구, 그리고 신부 엘리자베스까지 차례로 살해하며 복수를 실행한다.
원작 결말 정보
소중한 모든 것을 잃은 빅터는 분노와 집착 속에 피조물을 끝까지 추격한다. 그는 유럽 전역을 거쳐 얼음으로 뒤덮인 북극까지 괴물을 쫓아가지만, 병에 걸려 결국 쓰러지고 만다. 그때 탐험가 로버트 월튼이 빅터를 발견해 그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빅터는 과학적 집념이 가져온 비극을 고백하며 숨을 거둔다.
잠시 뒤, 피조물은 빅터의 시신 곁을 찾아와 깊은 슬픔과 죄책감을 토로한다. 그는 자신이 저지른 복수와 살인에 고통을 느끼며 더 이상 세상에 머무를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겠다며 얼음 바다 저편으로 사라진다. 결국 창조자와 피조물 모두 비극적 파멸을 맞으며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주제와 해석
「프랑켄슈타인」은 단순히 괴물 이야기가 아니라, 과학의 오만과 그로 인한 책임을 묻는 작품이다. 빅터는 신의 권능을 흉내 내어 생명을 창조했지만, 피조물을 책임지지 못하고 버렸다. 결과적으로 사회와 창조자의 무책임이었다.
또한 이 작품은 프로메테우스 신화를 현대적으로 변주한 우화이기도 하다.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인간에게 주었듯, 빅터는 생명을 창조하며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려 했다. 하지만 그 도전은 축복이 아닌 파멸을 불러왔고, 과학적 탐구가 언제나 윤리와 책임을 동반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오늘날에도 프랑켄슈타인은 여전히 유효한 문제작이다. 인공지능, 유전자 조작, 생명공학이 발전하는 시대에, 인간은 과연 어디까지 도전할 수 있으며,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가를 묻는 작품으로 계속 읽히고 있다. 결국 프랑켄슈타인은 괴물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고독, 그리고 책임의 무게를 보여주는 영원한 경고의 서사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