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하게 “아반떼” 상대로 천적으로 불렸다는 ‘국민 자동차’ 정체

아반떼의 ‘천적’으로 불린 국민차, GM대우 라세티의 역사
GM체제 전환기의 첫 모델
2002년, 국내 준중형차 시장에 새로운 이름이 등장했습니다. GM과 손잡은 대우자동차가 내놓은 첫 번째 신차 ‘라세티(Lacetti)’가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힘 센 팔’이라는 뜻의 라틴어 ‘Lacertus’에서 유래된 이름처럼, 당시 GM대우는 회생의 희망을 이 모델에 걸었습니다. 단순한 신차가 아닌 대우자동차의 마지막 DNA이자 GM체제의 출발점이 된 상징적 모델이었죠.

이탈리아 감성이 담긴 디자인
라세티의 외관 디자인은 세계적인 명가 이탈리아 피닌파리나가 맡아 대우 특유의 3분할 라디에이터 그릴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이고 세련된 직선과 곡선을 조화롭게 구현했습니다. 실내 역시 GM대우 디자인팀이 직접 개발해 투톤 컬러와 센터페시아 독립 배치를 통해 ‘중형차급 고급감’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당시 경쟁차였던 아반떼 XD보다 넓은 차폭과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해 패밀리카로서도 강점을 보였습니다.

주행 안정성·내구성을 강조한 설계
라세티는 대우가 자체 개발한 E-TECH II 엔진을 탑재했고, 변속기는 일본 아이신의 4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해 내구성을 높였습니다.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과 4륜 디스크 브레이크를 적용해 주행 안정성도 강화했습니다. 이런 설계는 준중형급에서 보기 드문 사양으로 당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아반떼를 넘지 못한 판매 실적
하지만 기대와 달리 판매 성적은 아반떼 XD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연비, 마감 품질, 가격 경쟁력에서 현대차에 밀렸고, 심지어 르노삼성 SM3에도 시장 점유율을 내주었습니다. 이에 GM대우는 2004년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하고, 세단과 전혀 다른 디자인의 해치백 모델을 이탈디자인을 통해 새롭게 선보이며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다양한 라인업과 글로벌 전략
라세티는 1.6L 가솔린, 2.0L 디젤, 왜건형, 경찰차 납품 모델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했습니다. 수출용까지 포함하면 상당히 다양한 버전이 존재했고, 2008년에는 쉐보레 크루즈(국내명 라세티 프리미어)에게 자리를 넘기며 단종되었습니다. 그러나 GM의 글로벌 판매망을 통해 세계 각지에서 판매되며 미국(스즈키 포렌자), 유럽(쉐보레 옵트라), 중국(뷰익 엑셀), 호주(홀덴 비바) 등 다양한 이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핵심 정리
1 2002년 GM대우가 내놓은 첫 신차 ‘라세티’는 대우의 마지막 DNA와 GM체제 출발점이 된 모델이다.
2 이탈리아 피닌파리나 디자인과 넓은 실내 공간으로 아반떼 XD와 경쟁했다.
3 E-TECH II 엔진, 아이신 4단 변속기,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으로 내구성과 주행 안정성을 강화했다.
4 연비·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판매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2004년 해치백·디젤 모델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시장 공략을 시도했다.
5 전 세계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판매되며 GM대우의 ‘국민차’이자 글로벌 준중형차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