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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포테이토 지수 84%] 러닝 욕구 자극하는 ‘나쁜계집애: 달려라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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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탄생 40주년을 맞는 ‘달려라 하니’를 영화 버전으로 옮긴 극장판 ‘나쁜계집애: 달려라 하니’가 오는 10월7일 개봉한다. 사진제공=NEW

추억의 만화 속 캐릭터들 가운데 세월이 지나면서 재평가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기공룡 둘리’의 고길동은 당시에는 주인공들을 괴롭히는 못된 아저씨로 여겨졌지만 시간이 흐르며 둘리와 그가 데려온 식구들을 책임지고 그들의 짓궂은 장난까지 감내한 성실하고 착한 가장에 가까운 인물로 재조명됐다.

‘달려라 하니’ 속 나애리 역시 마찬가지다. 주인공 하니와 같은 단거리 육상 선수로, 하니에게 ‘건방진 계집애’라 불리며 악역으로 묘사됐지만 단순히 하니에게 열등감을 불러일으킨 라이벌에 불과했을 뿐, 악역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형성되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달려라 하니’가 탄생 40주년을 맞아 나애리를 메인으로 내세운 첫 극장판 ‘나쁜계집애: 달려라 하니’를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1985년 이진주 작가의 원작 만화 발매를 기점으로 한 기념작으로, 리메이크가 아닌 하니와 나애리가 고등학생이 된 이후의 재회와 갈등, 성장, 경쟁, 우정 등을 그린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이다. 특히 1980년대 후반을 무대로 했던 원작과 달리 이번 작품은 2020년대를 배경으로 새로운 시대적 감각을 담아낸 것을 특징으로 한다. 여기에 하니의 일편단심 매니저 창수와 열혈 코치 홍두깨 그의 아내 고은애 등 반가운 조연들도 등장해 팬들에게 짙은 향수를 선사할 전망이다.

● 나쁜 계집애 나애리의 반전

‘나쁜계집얘: 달려라 하니’는 달리기 하나로 전국을 제패한 육상 스타 나애리가 홀로 훈련하며 하니를 떠오르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달려라 하니’에서 하니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단거리 선수로 활동할 수 없게 되지만 장거리 마라톤에 도전하는 모습이 그려진 바 있다. 영화는 육상 단거리 국가대표인 나애리와 여전히 ‘달리기 천재’로 서울 도심에서 펼쳐지는 ‘S런’ 경기에 틈만 나면 참가하는 하니가 고등학생이 되어 다시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달려라 하니’에서 늘 으르렁거리며 서로를 무시했던 두 인물이 이번 작품에서는 경쟁 속에서도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으로 시선을 끈다.

무엇보다 첫 극장판 주인공의 자리를 하니가 아니라 나애리가 꿰찼다는 점에서 눈길을 사로잡는다. 만화와 TV 애니메이션에서 악역으로 소비되었던 나애리의 숨겨진 이야기와 내면을 조명하고 캐릭터의 입체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하니와 나애리가 고등학생으로 성장한 이후의 이야기를 통해 두 인물 사이의 변화와 관계의 진화를 풍부하게 그려내며 라이벌 구도를 넘어선 새로운 서사의 매력을 안긴다.

‘나쁜계집얘: 달려라 하니’에는 새 캐릭터로 하니와 나애리의 막강한 라이벌 주나비가 등장한다. 혜성처럼 나타난 주나비는 이들을 차례대로 압도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나애리는 주나비의 비웃음 섞인 “넌 왜 달리는 거야?”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흔들린다. 그러나 나애리는 “달리고 싶어서 달리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냐”는 하니와 함께 훈련하며 자신만의 이유와 동기를 찾아간다. 이 과정에서 하니와의 관계가 한층 깊어지며 하니 또한 나애리와의 오랜 갈등을 해소하고, 그렇게 둘은 서로를 이해하고 하나의 팀으로 거듭난다. 작품은 나애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도 하니의 서사도 놓치지 않으며 두 인물의 동반 성장을 균형 있게 조명하며 건강한 우정과 라이벌 관계의 의미를 되새긴다.

‘나쁜계집애: 달려라 하니’에서 나애리와 하니는 여전히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우지만 함께 달리며 한층 성장한다. 사진제공=NEW

● 러닝 전성시대에 불 지필까

만화로 먼저 공개된 ‘달려라 하니’는 1988년 KBS 2TV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으로 사랑받았다. “달려라, 달려라, 달려라 하니- 이세상 끝까지, 달려라 하니”라고 잘 알려진 주제곡과 엄마를 그리워하며 달리는 어린 소녀의 모습을 통해 달리기라는 스포츠 속에 담긴 도전 정신과 가족애의 메시지를 전하며 어린이뿐 아니라 기성세대에게도 울림을 남겼다.

이번 극장판은 전통적인 육상 트랙을 벗어나 서울 홍대, 이태원, 한강 등 도심 곳곳을 무대로 펼쳐지는 ‘스트릿 러닝’인 ‘S런'(에스런)을 전면에 내세우며 차별화를 이룬다. 극 중 비공식 경기였던 S런은 나애리의 옛 코치였던 유준태에 의해 공식 경기로 자리 잡고, 이는 하니와 나애리가 처음으로 한 팀을 이뤄 주나비와 맞붙는 주요 무대로 확장된다.

‘S런’은 도시의 골목과 전봇대 등 지형과 공간을 활용한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로 한층 색다른 긴장감을 안긴다. 정해진 코스 없이 참가자가 목표 지점을 향해 달리는 자유로운 방식으로, 계단을 미끄러져 내려가거나 벽을 타고 기둥을 활용하는 등 형식을 파괴하는 달리기로 작품에 역동적인 매력을 더한다. 무엇보다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된 ‘러닝 열풍’과 맞물려 러닝 욕구를 자극하는 등 새로운 공감대를 형성한다.

‘나쁜계집애: 달려라 하니’의 주인공 나애리. 사진제공=NEW

감독 : 허정수 / 원작 : 이진주 작가 ‘달려라 하니’ / 목소리 출연 : 강시현, 정혜원, 홍범기, 이상호, 이새벽 외 / 제작 : 플레이칸, 스튜디오고인돌, 레드독컬처하우스 / 배급 : NEW / 장르 : 애니메이션, 순정, 스포츠 / 개봉: 10월7일 / 등급 : 전체 관람가 / 러닝타임: 92분

[맥스무비 리뷰는 ‘포테이토 지수’로 이뤄집니다. 나만 보기 아까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짝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로 나눠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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