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촌은 늘 고즈넉한 매력을 품은 동네이지만, 지난 9월에는 조금 특별한 한옥 체험이 열렸습니다. 글로벌 온라인 여행 플랫폼 부킹닷컴(Booking.com)이 한국 진출 13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이벤트, 바로 ‘드 한옥(De Hanok – Where Dutch Colors Bloom in Korean Calm)’인데요. 한국 전통 한옥에 네덜란드 디자인을 더해 단 한 팀만 경험할 수 있는 숙박 프로젝트였습니다. 저는 운 좋게 이 이벤트에 당첨되어 1박을 묵을 수 있었는데, 그 특별한 경험을 블로그에 기록해 두려 합니다.
전통과 현대가 만난 북촌 한옥
행사 장소는 북촌빈관 by 락고재라는 숙소였습니다. 오래된 한옥의 구조와 마루, 기와지붕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내부는 네덜란드의 디자인 감각으로 재해석된 독창적인 공간이었습니다.
객실은 ‘소프트 블룸 레이어(Soft Bloom Layers)’라는 콘셉트 아래 꾸며졌는데, 튤립과 야생화에서 영감을 받은 코랄·라일락·살몬 핑크 톤의 색감이 전통의 단아한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방에 들어서는 순간, 한옥 특유의 따스한 목재 향과 함께 세련된 유럽 감성이 동시에 느껴졌습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협업
이 공간은 여러 아티스트와 브랜드의 협업으로 완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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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하르트 휘텐(Richard Hutten)의 가구가 배치되어 한옥의 선과 현대적 디자인이 절묘하게 어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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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핑거(Eijffinger)의 벽지와 패브릭은 전통 공간에 리듬감을 불어넣어, 단조로울 수 있는 공간을 화려하게 바꿔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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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엔 폴(Coën Pohl)의 그래픽 아트워크는 창호와 목재 구조의 패턴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시각적으로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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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네덜란드 공인 플로리스트가 꾸민 꽃 장식이 더해져, 방 전체가 작은 갤러리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특히 코엔 폴의 작품은 낮과 밤에 따라 느낌이 다르게 보였는데, 밝은 톤과 어두운 톤을 색 비율로 조정해 각각의 시간대에 맞는 정취를 표현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밤에 조명을 켰을 때는 낮과 완전히 다른 무드가 느껴져 인상 깊었습니다.
13주년 기념, 단 한 팀만의 숙박
이번 프로젝트는 부킹닷컴이 한국에 진출한 지 13주년을 기념해 진행된 이벤트였습니다. 그래서 숙박비도 상징적인 13유로(약 22,000원)에 제공되었죠. 단 한 팀(2인)만이 이 특별한 객실을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당첨 자체가 굉장히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체크인 당일에는 웰컴 음료와 다음날 아침 조식도 함께 제공되었습니다. 한옥 마루에 앉아 조용히 차를 마시며 바라본 북촌의 풍경은, 마치 서울 한가운데서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주었습니다.
단순한 숙박 이상의 경험
부킹닷컴 한국 지사장은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드 한옥은 단순한 숙박이 아니라 전통과 현대, 한국과 네덜란드가 교차하는 특별한 경험”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숙박해보니 이 말이 딱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이라는 것이 단순히 새로운 공간을 방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른 문화와 교류하고 영감을 받는 과정이라는 점을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옥과 네덜란드 디자인의 조화
제가 머문 객실은 단순히 예쁜 숙소를 넘어, 전통과 현대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목재 기둥과 창호 사이에 자리한 현대적인 아트워크, 한옥의 바닥에 놓인 실험적인 디자인 가구, 그리고 은은한 꽃 장식까지… 모든 요소가 과하지 않게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특히 아침에 들어오는 자연광과 함께 본 공간은 그야말로 완벽했습니다. 전통의 고요함 속에서 현대적 세련미가 살아나는 순간이었죠.
마무리하며
부킹닷컴의 ‘드 한옥(De Hanok)’ 프로젝트는 단 하루의 경험이었지만, 굉장히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북촌 한옥에서 머무르며 전통과 현대, 한국과 네덜란드의 만남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던 시간은 제 여행 중에서도 오래 기억에 남을 듯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특별한 기획이 있다면 꼭 다시 참여하고 싶네요. 여행을 통해 새로운 문화와 시각을 경험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번 숙박이 잘 보여주었습니다.